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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박열에서의 일본인 연기, 무엇보다 아워 바디로 달리는 자영(뭔가 다큐멘터리를 보듯 시간이 흐를수록 체형과 표정의 변화를 보여줘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사진으로 보던 드라마에서의 연기.선을 넘는 녀석들이 본 그 배우가 바로 이 배우.우연히 나온 광고를 보고 캡처해 기다리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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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마음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마음 와 사기꾼이다.다 가진 것 같은 매력적인 배우가 깊고 단단한 마음도, 행운과 기회도, 노력과 열정도 그것을 풀어낼 문재까지 가지고 있다니.
그리고 또 몇 글자를 남기려고 다시 보니까 생각한 기분.성장캐릭터다 그래서 본인도 진화하는 마음이라고
자신이 이룬 업적에 대한 기록이나 평가가 아니라 그 시대의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그렇게 일군 밭이 겹겹이 쌓여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기대감으로 위를 바라볼 수 있다.
교직 생활하면서 학년이 끝날 때 혹은 졸업할 때 한 시즌을 함께 보내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학생이 있다.(정말 몇 안 되는, 나름의 찬사라고 생각해…) 아, 얘는 내가 꼭 끝까지 봐야 한다,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게.지금의 이런 생각과 태도가 각 시대에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선택할지 반드시 지켜봐야 한다. 기대된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하고 있다’ 너 내가 계속 궁금해할 거야! 그러니까 건강해~ ‘
책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이 배우는 계속 지켜보니까 좋은 마음과 생각으로 계속 재능과 사랑스러움을 나름대로 잘 보여주면…
후미코는 박열의 생각에 반했을까, 그의 마음에 반했을까.생각은 마음을 파헤친 밭을 생각하는 모래자처럼 말이다.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할 수 있지만 생각은 마음을 파헤친 밭과 같아서 쉽게 변하지 않는다.어느 객석보다도 조용했던 시부야 극장 구석에서 들려오는 힘찬 목소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괜찮아!’. 말이 막혀도 괜찮다고. 울어도 괜찮대.이내 그의 말에 힘을 실어주듯 객석에서 1, 2, 박수 소리가 흘러나온다.
모든 성장과 변화에는 모순과 불편이 따른다. 가끔은 그 불편함 따윈 몰랐던 어린 시절이 그립다.빗방울에 체육복이 젖어 팔에 달라붙어도 신경 쓰지 않던 시절이.불편함이 아무렇지도 않았던, 아니 그냥 놀다가 비도 햇빛도 바람도 변하는 계절도, 어떤 것도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무구했던 시절이.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왜 이렇게 그리울까?그러나 틀림없이 봄은 오고 있다.
봄바람처럼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계절감으로 치면 봄, 정확히 말하면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 이미 봄.’기적일지도 몰라’라는 책 제목은 어떻게 보면 질리는데, 또 어쩌면 하는 ‘기적’이라는 단어가 주는 기대감이 있다.
운이 좋았고 굳이 찾는다면 찾아온 행운에는 나비효과 같은 희미한 실마리가 있을 테고.저 밑에 깔아놓은 기다림과 노력의 토대가 있을 테고.언제나 당신처럼 찾아오는 만남이 있을 테고.경쾌하게 맞이하는 적극적인 생각이 있을 것이다.드라마에서 본 그녀의 걸음걸이가 경쾌해서 좋았다
그런 장면이 배우의 로맨스였고 작품에서 어렸을 때 볼 수 있었다.그리고 특히 속삭임, 우당, 진창, 팅팅, 흔들림, 꽉… 같은 표현이라 더 친밀하다.
무엇보다 책이 너무 예쁘다.그녀의 절친이라는 오소연 작가의 그림은 너무 사랑스럽다.친구를 향한 애정 어린 붓 터치가 책 곳곳에 스며 있어 모든 기회와 행운을 기적으로 바꾼 경쾌함으로 가득하다.그래서 그냥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당신과 함께 수많은 신호등을 기다리는 그 너머로 봄바람처럼 건너길 바랍니다.인생과 뗄 수 없는 직업을 가진 나는 직업과 뗄 수 없는 내 인생도 소중히 다뤄야 한다.내 인생에서 내가 숨기려는 무언가가, 내가 신통치 않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파내야 한다.그것을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두려워할 수는 없다.생명의 태동이 그대로 느껴졌던 작은 마을 테너플라이 Tenafly에 비가 내리면 하천 옆에서 떼지어 늘 킬킬거리던 거대 거위들도 날개를 움츠리고 가만히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다.어린아이만한 거위 떼를 우리는 무척 무서워했고, 한 번도 가까이 가서 놀라게 하거나 관찰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거위들은 아직도 마을 하천 옆에서 울고 있을까.우리 중에 가장 일찍 결혼한 그 친구는 여전히 비를 좋아할까?아직도 비오는 날에는 연보라색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게 겨우 우아하다는 말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해? 분명히 본질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그게 우아한 거야.그렇다. 자영업자는 결코 아무런 욕망이 없는 아이가 아니었다.그녀에게 욕망이 있다면 거미줄이 쳐진 자신의 삶을 뚫고 달려가는 것이었다.쌓여 있는 문제집 사이에 낀 지우개 가루와 한숨을 털어내고 일상에서 탈출하는 것, 그래서 숨이 차서 심장이 터질 때까지 계속 뛰는 것이었다.그래 자영업자의 힘이 없어 삶을 포기한 상태가 아니라 그 무언가가 그녀를 건드리면 폭발할지도 모르는 삶을 향한 욕구로 뭉쳐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해방되고 싶은 충동에서 시작한 오늘의 행동을 내일도, 모레도 계속할 만큼 근성이 있는 사람이었어.보이지 않아도 지속되는 법.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삶의 순환, 사랑, 희망, 잉여, 죽음, 이런 많은 생각을 한다.나는 문득 이 여러해살이 살아가는 뒷산을 배경으로 한 작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기적일수도있다 #최희서 #안온북스 #배우최희서